떠내려온 문장들

도취한 배

자주 흔들리고, 가끔 멀리 떠내려갑니다. 항해보다는 표류에 가까운 것들을 만듭니다.

여섯 감정의 섬이 오래된 바다 지도처럼 배치된 감정의 해도 기억의 해안 거리의 방파제 기다림의 항구 감각의 등대 사랑의 실재 해역 남겨진 선실
지도 위 여섯 섬은 아래 작품 목차로 연결된다.

기억의 해안에서 나는 오래전에 녹음한 내 목소리를 들었다. 거리의 방파제에서 가까움이 거리를 없애는 일이 아니라는 쪽지를 받았다. 기다림의 항구에서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던 여자를 보았다. 감각의 등대에서 몸이 마음보다 먼저 알고 있던 맛을 먹었다. 사랑의 실재 해역에서는 두 번째 컵을 발견했다. 그리고 남겨진 선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first island

기억의 해안

지나간 일은 그대로 돌아오지 않고, 견딜 수 있는 모양으로 해안에 밀려온다.

  1. 추억은 그날보다 다정하다

    견딜 수 있을 만큼만 남은 과거. 읽기
  2. 글이 되는 순간

    아직 말이 되지 않은 것을 문장 쪽으로 데려오는 일. 읽기

second island

거리의 방파제

가까움은 거리를 없애는 일이 아니라, 서로를 무너뜨리지 않을 구조를 세우는 일이다.

  1. 고양이와의 거리

    붙잡지 않을 때 오래 머무는 관계. 읽기
  2. 사람 사이에는 문도 벽도 필요하다

    가까움을 오래 두기 위한 문과 벽. 읽기

third island

기다림의 항구

오지 않는 것을 기다리는 동안, 말하지 못한 문장들은 항구에 묶인 배처럼 조금씩 식어간다.

  1. 밤의 다른 이름은 기다림

    어둠보다 기다림으로 깊어지는 밤. 읽기
  2. 식은 스파게티 앞에서 끝내 하지 못한 말

    중심을 피해 남겨진 한 접시의 침묵. 읽기

fourth island

감각의 등대

몸이 마음보다 먼저 알아차린 빛과 소리는 오래된 방향처럼 어두운 곳에서 켜진다.

  1. 별은 불타지 않고는 빛나지 않는다

    태워야 할 것과 보호해야 할 것을 구분하는 빛. 읽기
  2. 소리가 시들 때까지 노래하자

    끝내 아름답기보다 끝까지 다정한 소리. 읽기
  3. 하루를 끝내는 향기와 소리와 빛깔

    시간이 아닌 감각으로 하루를 끝내기. brunch

fifth island

사랑의 실재 해역

어떤 곁에서는 비로소 내가 내 삶 안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았다.

  1. 사랑은 존재하지 않아

    추상명사를 버릴 때 비로소 남는 관계의 실천. brunch
  2. 그 사람과 있을 때만 내가 현실 같았다

    허공 같던 하루에 현실감을 돌려주는 곁. 읽기

sixth island

남겨진 선실

이미 지나간 일들은 사라지지 않고, 현재를 읽는 작은 암시로 선실 안에 남는다.

  1. 나의 순간순간들은 과거의 암시다.

    과거의 문법으로 현재를 읽게 되는 순간. 읽기
  2. 내 앨범의 미수록곡 같은 사람

    끝내 발매되지 않은 마음의 가능성. brunch
  3. 가족이란 건 끔찍해

    사랑과 상처가 같은 식탁에 앉아 있을 때. brunch

지도는 삶의 방향을 대신 정해주지 않는다. 다만 지금의 마음이 어디쯤 떠 있는지 잠시 바라볼 수 있게 한다.